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보통 전기를 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전기요금 절약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빨래나 설거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가전을 사용하는 시간을 옮기면 전기요금 일부를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진행하는 ‘스마트가전 캐시백’ 시범사업입니다.
이미 삼성이나 LG의 스마트 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우선 우리 집 제품이 대상인지 확인해볼 만합니다.
왜 이런 시범사업을 시작했을까요?

이번 사업의 배경에는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전력시장 변화가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은 햇빛이 강한 낮 시간에 전기가 많이 생산되지만, 사람들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저녁 시간에는 발전량이 줄어듭니다. 풍력 발전 역시 바람이 부는 시간에 발전량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에 전력 사용을 늘리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의 사용을 줄이면 발전된 전기를 버리지 않고 활용하면서 전력망 부담도 낮출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이런 수요관리와 재생에너지 활용을 가정의 스마트가전과 연결하기 위해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즉 단순히 전기를 적게 쓰는 것뿐 아니라, 전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산되는 시간에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같은 가전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입니다.
전기를 덜 쓰는 것보다 ‘언제 쓰느냐’를 봅니다

기존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은 과거보다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번 스마트가전 캐시백은 조금 다릅니다.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발전 상황을 고려해 전기를 사용하는 시간대를 옮기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2026년 가을 시범사업에서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주말·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가 대상 시간입니다.
평소 토요일 아침에 하던 빨래를 점심 무렵으로 옮기거나, 바로 돌릴 필요가 없는 식기세척기나 건조기를 이 시간대에 사용하는 식입니다.
생활습관을 크게 바꾸지 않고 가전 사용시간을 조금 조정하는 것입니다
예약 기능을 활용하면 더 편리합니다.

대상 시간에 맞춰 매번 직접 가전을 작동시키기 번거롭다면 제품에 있는 예약 기능이나 예약 종료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세탁물을 넣어두고 오전 11시 이후 세탁이 끝나도록 예약하거나, 식기세척기와 건조기의 작동 시작 또는 종료 시간을 대상 시간대에 맞추는 방식입니다.
다만 제품마다 예약 방식이 다릅니다. 어떤 제품은 ‘몇 시간 뒤 시작’을 설정하고, 어떤 제품은 원하는 종료 시각을 입력합니다. 예약해둔 시간이 실제 전력 사용 시간으로 인정되는지는 제품과 제조사 앱의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세탁물이나 음식물이 오래 방치되면 냄새나 위생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무조건 예약하기보다는 세탁·건조·식기세척 과정이 적절한 시간에 끝나도록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SmartThings와 ThinQ 앱에서 원격 작동, 예약, 사용량 확인 기능을 지원하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편리합니다.
어떤 가전이 해당될까요?

대표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는 제품은 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와 일부 세탁건조 일체형 제품 등입니다.
다만 삼성이나 LG 제품이라고 모두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 제품은 SmartThings에 등록해 전력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지원 제품, LG 제품 역시 ThinQ에 등록해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원 제품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제품을 구입한 연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SmartThings나 ThinQ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이 캐시백 대상인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대상 시간대에 사용한 스마트가전의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1kWh당 100원의 캐시백이 적용됩니다.
고객별로 시간당 최대 3kWh까지 인정되기 때문에 한 시간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00원입니다.
금액만 보면 큰 혜택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세탁기를 몇 번 돌렸다고 한 달 전기요금이 몇 만 원씩 줄어드는 제도는 아닙니다.
대신 어차피 해야 할 빨래나 설거지라면 가능한 날에는 시간을 조금 옮겨 혜택을 받아보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캐시백은 현금으로 계좌에 입금되는 방식이 아니라 산정된 금액이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차감되는 방식입니다.
신청만 하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가전을 가지고 있다고 자동으로 캐시백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한국전력 에너지캐시백에 가입한 뒤 스마트가전 캐시백을 신청하고, 사용하는 가전을 제조사 앱과 연결해야 합니다.
삼성 제품은 SmartThings의 에너지 서비스, LG 제품은 ThinQ의 에너지 서비스를 이용해 한전 스마트가전 캐시백과 연동하는 방식입니다.
삼성과 LG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각각의 앱에서 해당 제품의 지원 여부와 연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세 가지만 기억하면 쉽습니다.
한전 신청 → 우리 집 가전이 대상인지 확인 → 주말·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 사용
입니다.
두 달 하고 끝나는 사업일까요?

현재는 어디까지나 시범사업입니다.
2026년 가을에는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운영한 뒤 결과를 살펴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두 달로 무조건 끝나는 일회성 행사라고 볼 필요도 없습니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범사업의 운영 결과를 분석해 서비스와 운영체계를 보완하고 향후 봄·가을철로 운영기간을 확대하는 등 본사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직 정식 사업 전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운영기간이나 혜택, 대상 가전 등이 어떻게 바뀔지는 추가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새 가전을 살 예정이라면 하나의 참고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침 세탁기나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을 교체할 계획이 있다면 이런 변화도 알아둘 만합니다.
물론 캐시백을 받기 위해 더 비싼 가전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가격과 성능이 비슷한 제품을 놓고 고민한다면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함께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지, 스마트 에너지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지도 하나의 참고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약 기능, 원격 제어, 사용량 확인 기능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지도 함께 확인하면 좋습니다.
앞으로 스마트가전을 고를 때 고려할 항목이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스마트가전이 전기요금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제도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실 캐시백 몇백 원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스마트가전이라고 하면 휴대전화로 세탁 종료시간을 확인하거나 밖에서 가전을 작동시키는 편리함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이제는 여기에 전기를 언제 얼마나 사용하는지 관리하고 전기요금 혜택까지 연결하는 기능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전기를 무조건 덜 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꼭 사용해야 하는 전기라면 언제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가”
까지 가정에서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대상 스마트가전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주말부터 무작정 사용시간을 바꾸기보다는 먼저 SmartThings나 ThinQ에서 우리 집 제품이 대상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리고 예약 기능을 활용해 주말·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작동하거나 사용이 끝나도록 설정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앞으로 가전을 교체할 때가 온다면 가격·성능·에너지효율과 함께 스마트 에너지 연계 기능과 예약 기능도 한번 살펴보는 것, 그 정도를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추가해두면 충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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