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를 준비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예초기와 장갑, 작업복까지 꼼꼼하게 챙기지만 정작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진드기입니다.
벌초를 하다 보면 풀이 우거진 야산이나 묘 주변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진드기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단순히 피부가 가렵거나 붓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입니다.
그렇다면 벌초하러 가기 전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벌초 후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할까요?
벌초·성묘철에 진드기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

진드기는 풀밭이나 잡목이 우거진 곳, 야산 등에서 접촉할 수 있습니다.
벌초는 풀과 직접 접촉하는 시간이 길고 풀숲에 들어가 작업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진드기 노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쯔쯔가무시증과 SFTS 등 주요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의 74.3%가 9~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추석 전후 벌초와 성묘가 몰리는 시기와 겹치는 만큼 평소보다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쯔쯔가무시증과 SFTS, 무엇이 다를까?
둘 다 진드기와 관련된 감염병이지만 원인과 증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며,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가 생기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반면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고열과 함께 구토·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SFTS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진드기에 물리면 바로 알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진드기에 물리면 따갑거나 가려워서 바로 알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드기의 크기가 작고 물리는 과정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털진드기 유충은 매우 작기 때문에 눈으로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벌초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물린 느낌이 없었으니까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기보다 몸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초 후 샤워하면서 이곳을 확인하세요

집에 돌아오면 가능하면 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살펴봅니다.
특히 진드기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곳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머리카락과 두피
귀 주변과 귀 뒤
겨드랑이
허리와 배 주변
사타구니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은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쯔쯔가무시증에서 나타나는 가피 역시 겨드랑이나 무릎 뒤, 배꼽 주변처럼 피부가 접히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혼자 확인하기 어려운 등이나 머리 주변은 가족에게 봐달라고 하는 것도 좋습니다.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다면 손으로 떼지 마세요

몸에 참진드기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면 놀라서 손으로 잡아 뜯기 쉽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비틀거나 터뜨리면서 떼어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입니다.
바로 방문하기 어렵다면 끝이 가는 핀셋을 사용합니다.
진드기의 몸통을 잡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최대한 가까운 머리 부분을 잡고 피부와 직각 방향으로 일정한 힘을 주어 천천히 빼냅니다.
제거한 뒤에는 손과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소독합니다.
진드기의 입 일부가 피부에 남아 있다면 핀셋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제거한 진드기나 사진을 보관해 두면 이후 증상이 생겼을 때 진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드기를 떼어냈다고 끝난 것은 아닙니다
진드기를 발견해 제거했다고 바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모두 SFTS나 쯔쯔가무시증에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후 몸 상태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특히 SFTS는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린 뒤 약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벌초나 성묘를 다녀온 뒤 약 2주 동안은 몸 상태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벌초 다녀온 뒤 열이 난다면 그냥 몸살로 넘기지 마세요

벌초는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큰 작업입니다.
그래서 벌초를 다녀온 뒤 몸이 무겁고 열이 나면 흔히
“오랜만에 일해서 몸살이 났나 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풀숲이나 야산에서 작업했다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봅니다.
38℃ 이상의 발열
오한과 심한 피로감
두통이나 근육통
식욕저하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나 복통
피부 발진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
특히 고열과 함께 구토나 설사가 계속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등 상태가 빠르게 나빠진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검은 딱지가 있으면 무조건 쯔쯔가무시증일까?

쯔쯔가무시증에서 매우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가피입니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처음에는 작은 붉은 병변이 생겼다가 이후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피 하나만 보고 스스로 쯔쯔가무시증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가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쯔쯔가무시증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가피가 머리카락 속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야외활동 여부와 발열·두통·근육통·발진 등의 증상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에 갈 때는 이것을 꼭 말하세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몸살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을 때 최근 야외활동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일주일 전에 산에서 벌초를 했습니다.”
또는
“며칠 전 성묘하면서 풀숲에 오래 있었습니다.”
이 한마디가 의료진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50대 이상이라면 SFTS를 더욱 주의하세요
질병관리청은 SFTS가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는 벌초나 농작업 등 야외활동이 많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SFTS는 단순한 발열로 시작하더라도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하고 중증에서는 의식저하나 장기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나 고령의 가족이 벌초를 다녀온 뒤 고열이나 구토·설사·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면 오래 지켜보기보다는 빠르게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벌초하러 갈 때는 이렇게 입으세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벌초할 때는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입니다.
긴팔 상의
긴바지
모자
목수건이나 토시
장갑
긴 양말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 또는 장화
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매는 단단히 여미고 바지 밑단을 양말 안으로 넣으면 진드기가 옷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드기 기피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벌초 중에도 이것은 피하세요

잠깐 쉬려고 풀밭에 그대로 앉거나 눕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휴식할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집에 돌아온 뒤 세척하거나 잘 털어 햇볕에 말립니다.
또 작업복이나 겉옷을 풀밭 위에 그대로 벗어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야산에서 용변을 보면서 피부가 풀과 직접 접촉하는 행동 역시 피해야 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벌초가 끝났다고 진드기 노출 위험도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입었던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집 안에서 생활하기보다 벗어서 분리하고 세탁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바로 샤워하면서 몸을 확인합니다.
정리하면
작업복 벗기 → 옷 세탁하기 → 샤워하기 → 몸 확인하기
순서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드기에 물린 것을 발견하면 SFTS부터 떠올리며 크게 걱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진드기가 감염병 병원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증상이 전혀 없다면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진드기를 올바르게 제거한 뒤 약 2주 동안 몸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발열이나 구토·설사·근육통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진료를 받습니다.
벌초·성묘 전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벌초나 성묘를 간다고 해서 지나치게 진드기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몇 가지 기본 수칙은 꼭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갈 때는 긴 옷과 장갑으로 피부를 가리고
풀밭에는 그대로 앉거나 눕지 않고
귀가하면 작업복을 바로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벌초나 성묘를 다녀온 이후입니다.
약 2주 이내에 열이 나거나 심한 피로감,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몸살로 넘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이때 반드시
“최근 벌초나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라고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벌초 전에 긴팔 옷 하나 더 챙기고, 집에 돌아온 뒤 몸을 한 번 더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쯔쯔가무시증」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 질병관리청 「추석 연휴 성묘·벌초 등 야외활동 시 진드기매개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당부」
- 질병관리청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
- 질병관리청 「진드기에 물렸을 때 이렇게 제거하세요」
※ 이 글은 질병관리청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개인의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으며, 야외활동 후 발열이나 구토·설사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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