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장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을지로나 종로3가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오래된 가게 앞 골목에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가 펼쳐지고, 노가리에 생맥주 한잔하거나 포장마차에서 어묵탕에 소주를 마시는 풍경입니다.
그런데 요즘 야장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을지로와 종로3가의 오래된 야외 술자리 문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새로운 상권으로 번지면서 음식과 분위기까지 달라지고 있습니다.

캐치테이블이 2026년 1~8월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야장’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검색 이용자의 약 60%가 20대였고, 최근 1년 동안 야장 웨이팅은 성수 13.5배, 분당 정자 12.7배 증가했습니다. 수원 행궁동의 야장 검색량도 10.2배 늘었습니다.
한때 을지로 노포 골목의 풍경으로 여겨졌던 야장이 이제 성수·정자·행궁동처럼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로 옮겨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익숙한 을지로와 종로3가 대신 요즘 야장 분위기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성수·분당 정자·수원 행궁동을 찾아봤습니다.
성수|노가리 대신 바비큐와 맥주, 야장도 성수답게
요즘 야장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가 성수입니다.
성수는 오래된 공장과 창고, 낮은 건물 사이로 카페와 식당, 펍이 들어서면서 독특한 상권이 만들어진 곳입니다.

여기에 야외 테이블 문화가 더해지면서 을지로와는 전혀 다른 야장이 생겼습니다.
노가리와 생맥주가 중심이었던 옛 야장과 달리 바비큐, 소시지, 햄, 맥주처럼 성수에서 즐기기 좋은 음식들이 야장과 결합합니다.
대표적으로 달맞이광장바베큐 성수점은 성동구 아차산로에 있는 숯불 바비큐 전문점으로, 고기와 술을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또 다른 선택은 성수이로14길의 세스크멘슬입니다. 햄과 소시지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맥주와 함께 조금 색다른 저녁을 즐기기 좋습니다.

성수 야장의 재미는 옛날 포장마차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성수에서 원래 즐기던 음식과 공간이 거리로 나오면서 새로운 야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더 재미있습니다.
낮에는 서울숲과 성수 골목을 둘러보고 해 질 무렵 야장으로 넘어가는 코스로 잡아도 좋겠습니다.
분당 정자|테라스의 동네가 요즘은 ‘야장’으로 뜹니다
두 번째는 분당 정자동입니다.
정자동은 오래전부터 카페거리와 야외 테라스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이 최근 야장 상권으로 빠르게 떠오른다는 점이 오히려 흥미롭습니다.
을지로처럼 좁은 골목을 플라스틱 테이블이 가득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정자동 특유의 야외 좌석과 저녁 외식 문화가 요즘의 야장 감성과 섞이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정자동에서 찾아볼 만한 곳 중 하나가 야몽야몽 크래프트 비어펍입니다.

정자일로 146 엠코헤리츠 1층에 있고 야외 좌석이 마련돼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깥에서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수제맥주와 피자 조합으로 잡으면 좋습니다. 베이컨 소시지 피자, 칠리 치킨 피자, 루꼴라 프로슈토 피자 등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메뉴가 있습니다.
조금 더 고기 중심으로 먹고 싶다면 달맞이광장바베큐 분당정자점도 선택지가 됩니다.

정자역과 가까운 성남대로331번길에 있고 숯불 바비큐와 술을 함께 즐기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정자동에서는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피자와 맥주를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야몽야몽 크래프트 비어펍, 바비큐와 함께 조금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달맞이광장바베큐 쪽이 어울립니다.
정자동 야장은 성수보다 조금 여유롭고, 을지로보다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특히 분당이나 경기 남부에서 출발한다면 야장 하나 즐기려고 서울 도심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수원 행궁동|낮에는 행리단길, 해가 지면 야장으로
세 번째는 수원 행궁동입니다.
행궁동은 원래 야장으로 알려진 동네라기보다 화성행궁과 행리단길, 골목 카페를 찾아가는 낮 여행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야장 검색이 빠르게 늘면서 저녁 풍경까지 달라지고 있습니다.

행궁동의 장점은 야장 하나만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 나들이의 마지막 코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후에 화성행궁을 둘러보고 행리단길 골목과 카페를 천천히 걷다가 해가 질 무렵 저녁을 먹는 식입니다.
야장 분위기에서 고기를 먹고 싶다면 화서문로32번길의 빨간지붕을 살펴볼 만합니다.
삼겹살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 행궁동 골목을 걸은 뒤 조금 든든하게 저녁을 먹고 싶을 때 잘 맞습니다.
조금 다른 분위기를 찾는다면 정조로770번길의 팔달삼림도 있습니다.

행궁동과 남문시장 일대를 함께 둘러본다면 낮부터 저녁까지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지역 가운데 여행 코스로 만들기에는 행궁동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화성행궁 → 행리단길 산책 → 카페 → 해 질 무렵 야장
이 정도로 잡으면 가을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왜 ‘테라스’보다 ‘야장’을 찾기 시작했을까?
야외에서 먹는다는 점만 보면 테라스와 야장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잘 꾸며진 테라스나 루프탑에서 경치를 보는 것보다 거리와 골목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면서 조금 더 편하게 먹고 마시는 경험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겁니다.

여기에 젊은 세대가 예전 노포 골목의 야외 술자리를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면서 야장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성수에서는 바비큐와 맥주가 야장이 되고, 정자동에서는 기존 테라스 문화가 야장과 섞이고, 행궁동에서는 여행과 저녁 식사가 연결됩니다.
이제 ‘야장=포장마차’라는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 셈입니다.
좋은 야장 자리를 원한다면 조금 일찍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야장은 실내 식당보다 날씨와 자리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가을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좋은 야외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캐치테이블 분석에서도 야장 매장의 평균 웨이팅 시간은 일반 음식점보다 길었고, 오후 3~5시에 미리 웨이팅을 등록하는 비율도 일반 매장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9월 마지막 주부터 10월 첫째 주 사이 야장 웨이팅이 가장 많았습니다.
따라서 인기 있는 곳을 주말 저녁에 찾아간다면 해가 완전히 진 뒤 움직이기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자리를 잡고 해가 지는 시간을 기다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야외 좌석 운영 여부는 날씨나 매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올가을 야장이 재미있는 이유는 ‘새로운 장소’에 있습니다
을지로 노가리골목이나 종로3가 포장마차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올해 야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익숙했던 그 문화가 젊은 세대를 만나 다른 동네와 다른 음식으로 번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성수에서는 성수답게 바비큐와 맥주로, 정자동에서는 여유 있는 테라스 문화와 섞여서, 행궁동에서는 여행의 마지막 저녁 코스로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올가을 야장을 한번 즐겨보고 싶다면 꼭 을지로만 떠올릴 필요는 없겠습니다.

성수에서 바비큐와 맥주를 먹을지, 정자동에서 피자와 수제맥주를 즐길지, 아니면 행궁동을 걷다가 해 질 무렵 삼겹살 야장에 앉을지.
이제는 ‘야장에 갈까?’보다
‘어느 동네 야장에 가볼까?’
를 먼저 고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